10.25.2026

[국립진안고원산림치유원] 전북 진안 가볼 만한 곳 | 고원 치유정원 산책·온열 헬스케어 치유 프로그램·엄마와 세 딸의 여행기(2)


전북 진안군 진안고원산림치유원

📍국립진안고원산림치유원 아침 산책 치유 프로그램 핵심 요약 


  • 위치 :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 백운면 백운동계곡길 (국립진안고원산림치유원)
  • 아침 산책 코스 (고원 치유정원) : 숙소 출발 ➔ 데크길 및 흙길·야자매트 ➔ 고원 치유정원(중턱 정자, 넓은 평상, 쉼터) (편도 약 20분 ~ 30분 소요)
  • 산책 특징 : 시원하게 울려 퍼지는 계곡물 소리와 풀벌레 소리, 산수국과 가을 꽃들이 어우러진 청정 숲길. 이른 아침 한적하게 숲속 피톤치드를 마시며 깊은 심호흡을 즐기기 좋음
  • 치유장비 3종 체험 프로그램 : 치유센터 내 편백 온열돔, 수압 마사지기, 척추 온열기 (각 20분씩 총 1시간 소요 / 잔잔한 국악 가야금 연주와 함께 뭉친 근육을 풀고 온열 찜질을 즐기는 힐링 코스)
  • 방문 팁 : 이른 아침 숲길 산책 시 날벌레나 거미줄이 있을 수 있으니 가벼운 외투나 장갑을 챙기면 좋음. 연로하신 부모님 동반 시 계단 오르내림에 유의하며 무리하지 않게 치유장비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

고원 치유정원에서 맞이한 청량한 산골의 아침

시원하게 울려 퍼지는 개울물 소리에 이른 아침 눈이 절로 떴다. 창문의 블라인드를 살그머니 걷어 올리니 해는 이미 떠 있었고, 몽실몽실한 구름이 푸른 산봉우리 위에 걸려 있었다.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조용히 방을 나섰다. 콸콸 흘러내리는 청량한 계곡물 소리가 고요했던 산속의 아침을 부지런히 깨우고 있었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고원 치유정원'으로 향하는 오름길에 발길을 올렸다. 치유정원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 걸린다고 했다. 주춤거릴 새도 없이 가벼운 발걸음은 이미 운치 있는 산자락 길을 사뿐히 밟고 있었다.


전북 진안군 진안고원산림치유원

희읍스름한 구름 사이로 고개를 내민 따스한 햇살 한 줄기가 나뭇가지 사이로 반짝였고, 풀벌레들은 반갑다며 신나게 떼창을 불러주었다. 아늑한 나무데크길을 지나 촉촉한 흙길과 야자 매트가 푹신하게 깔린 순한 길을 따라 걸었다. 귀를 열고 깊은 호흡을 내쉬며 청정 숲의 기운을 온몸으로 마셨다.

다만 이른 아침이라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서인지 귀여운 날벌레들이 반갑다며 눈앞으로 달라들기도 했고, 산길에 쳐진 거미줄이 목에 스치기도 했다. 손사래를 치며 거미줄을 거두어내는 소소한 해프닝을 겪으며 산길을 계속 올라갔다.

20여 분을 꾸준히 올라 마침내 고원 치유정원에 다다랐다. 아래에서부터 들려오던 청량한 계곡 물소리가 나를 따라 고스란히 올라와 있었다. 산 중턱에는 아늑한 정자와 함께 넓은 나무 평상, 편안한 의자들이 마련되어 있어 쉬어가기 더없이 좋았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산 중턱에 서서 있는 힘껏 심호흡을 했다. 푸르른 산이 통째로 내 안으로 스며드는 듯한 충만함이 느껴졌다. 은은한 풀벌레 울음소리와 계곡 물소리가 어우러져 한 폭의 청아한 교향곡처럼 숲속에 울려 퍼졌다.

한여름 탐스럽게 피어나 주변을 환하게 물들였던 산수국이 누렇게 색이 바랜 채 반쯤 떨어져 있었다. 산자락에는 이미 가을이 문을 지긋이 밀고 들어오고 있었다.

엄마와 세 딸의 느긋한 휴식과 예고 없이 찾아온 통증

홀로 다녀온 아침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니, 엄마와 세 딸의 도란도란 정겨운 시간이 시작되었다. 간단하게 아침 요기를 나누며 그간 못다 한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니 시간은 어느새 저만치 흘러가 있었다. 창밖에서는 여전히 거친 계곡 물소리가 산중에 시원하게 퍼져나갔고 풀벌레들도 하염없이 노래했다.

점심시간이 되어 우리는 방문센터 2층에 마련된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정갈한 반찬 네 가지와 따뜻한 국 한 그릇으로 소박하게 점심을 해결한 뒤, 1층 카페에서 시원한 커피를 주문했다. 산책로인 '고원 소리길'이 걸어서 20분 정도 걸린다는 안내에 소화도 시킬 겸 커피를 들고 살살 걸어가 보려 했다.

하지만 몇 걸음 떼지 못해 엄마의 얼굴빛이 흙빛으로 노랗게 변하셨다. 점심을 먹으러 2층 계단을 오르내렸던 것이 허리에 큰 무리가 되었던 모양이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시는 엄마를 모시고 서둘러 가던 발걸음을 돌려 방으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편안하게 한잠 주무시고 나니 다행히 기력이 조금 회복되신 듯했다. 우리는 오후 5시에 미리 예약해 둔 치유 프로그램을 참여하기 위해 치유센터로 이동했다.


전북 진안군 진안고원산림치유원

마음을 다스리는 치유장비 3종 체험과 모녀의 무거운 밤

치유센터 프로그램은 24명이 한 조를 이루어 세 가지 치유 장비를 각각 20분씩 총 1시간 동안 체험하는 코스로 진행되었다. 마련된 장비는 편백 온열돔, 수압 마사지기, 그리고 척추 온열기였다.

체험장 내부에는 가야금으로 연주한 우리 옛 가락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었다. 간간이 기계 소음에 묻히기도 했지만, 잔잔하게 들려오는 국악 선율은 지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주기에 충분했다.

체험자들은 지친 몸에 휴식을 선물하기 위해 각자 안내된 치유기에 누웠다. 첫 번째 순서는 편백 온열돔이었다. 돔 안에 몸을 쏙 집어넣고 온열을 쬐자, 몸이 따뜻하게 데워지면서 뜨끈뜨끈한 기운에 긴장이 풀려 소르르 단잠에 빠져들었다. 20분이 지나 시간이 다 되었다는 안내 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떴다.

두 번째는 물컹하고 아늑한 매트에 몸을 맡기는 수압 마사지였다.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수압 마사지기가 머리 끝부터 종아리까지 시원하게 오르내리며 뭉친 근육을 섬세하게 풀어주었다.

마지막은 척추 온열기 체험이었다. 입체적인 마사지 볼이 몸에 밀착되어 머리부터 엉치뼈까지 훑고 내려갔다. 허리와 엉치 부위를 오르내릴 때는 뼈가 으스러질 듯 묵직한 통증이 밀려왔지만, 이내 아픔이 지나가자 몸 전체가 한결 가볍고 시원해졌다.

치유센터를 나와 구내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나누었다. 입맛을 돋우는 저녁 메뉴 덕분에 딸들은 맛있게 밥을 비웠으나, 정작 엄마는 입이 쓰다시며 맛을 느끼지 못하겠다고 하셨다. 연세가 높으시다 보니 소화력도 많이 떨어지신 데다, 허리 통증까지 자꾸 심해지시니 옆에서 지켜보는 딸들의 마음은 까맣게 애가 타들어 갔다.

엄마를 모시고 깊은 숲속에서 시간을 보내며 몸도 마음도 한결 편안해지시기를 진심으로 바랐는데, 되레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게 되어 가슴이 아렸다. 세월이 흘러갈수록 몸과 마음이 조금씩 더 약해지실 텐데 어찌해야 하나.

세 딸은 가슴 한구석에 묵직하고 애틋한 마음을 안은 채, 고용한 산골의 잠자리에 누워 밤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