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나서 올케언니가 엄마가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딸들과 여행 한번 다녀오시란다. 가족회비로 갔다오라며. 해서 엄마와 우리집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동생들과 여행을 하기 위해 엄마 집으로 갔다. 일 년이 지나서야 딸 셋은 엄마를 모시고 길을 나섰다.
머리가 벗어질 정도로 태양이 사정없이 내리 퍼붓는 한여름의 한가운데 날을 잡았지만, 그래도 좋았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을 만큼 마음은 더없이 편하고 그득하며 깃털처럼 가벼웠으니까.
여행지는 충무(통영)에서 거제도로 정했다. 전주에서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를 타면 2시간 조금 더 걸리는 거리라 엄마와 이동하기에 부담이 없었다. 오전 9시에 출발했다. 둘째네 시부모님께서 점심 대접을 하시겠다며 12시 30분에 약속을 잡으셨기 때문이다. 괜한 민폐일까 싶어 사양했으나 굳이 엄마와 식사를 하셔야 한다고 배려해 주셨다.
📌 여행 코스 & 핵심 정보 요약
| 구분 | 주요 내용 |
| 여행지 | 경상남도 통영시 일대 (미륵산 케이블카, 통영리조트, 장사도) |
| 일정 요약 | 1일 차: 통영 일식집 점심➔미륵산케이블카➔통영리조트➔충무김밥 저녁 2일 차: 남부유람선 선착장➔멍게비빔밥·해물된장국➔장사도 자생식물원 |
| 주요 포인트 | 미륵산 케이블카: 한려수도의 수려한 바다 전경 관람 장사도: 유람선을 타고 들어가는 아름다운 자생식물원 섬 지역 먹거리: 통영 정갈한 일식, 충무김밥, 멍게비빔밥, 해물된장국 |
| 여행 팁 | 한여름 성수기에는 숙소 확보와 유람선 사전 배편 확인이 필수이며, 해무(바다 안개)로 인한 운항 여부를 체크해야 함 |
사돈어른의 정성 어린 환대와 미륵산 케이블카
성수기라 숙소 잡기도 어려운데 둘째네 시어른께서 숙소를 해결해 주시고 미륵산 케이블카 VIP 티켓까지 구해주셔서 큰 신세를 졌다. 휴게소 맛집의 유혹도 마다하고 빈속을 커피 한 잔으로 달래며 약속 장소인 충무의 유용한 일식집으로 향했다.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음식이 쉼 없이 나왔다. 상견례 자리처럼 한쪽은 동생 시어른과 시누이, 맞은편은 엄마와 딸 셋이 앉아 예의를 갖추느라 편하게 먹지는 못했다. 해삼 내장과 성게알 등 귀한 해산물에 생선구이, 초밥까지 차려졌지만 사돈어른 앞이라 얌전을 빼느라 반도 채 못 먹은 것이 은근히 아쉬움으로 남았다.
식사 후 미륵산 케이블카 승차장으로 이동했다. 사돈어른이 챙겨주신 VIP 티켓 덕분에 줄을 서지 않고 바로 탑승했다. 10분 만에 오른 전망대에는 충무 앞바다에 흐릿하게 안개가 내려앉아 있었다. 맑은 바다는 아니었지만 탁 트인 전경이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뙤약볕과 긴장한 식사, 3시간 넘는 이동으로 지치신 엄마를 위해 서둘러 하산했다.
금호리조트 테라스에서 제낭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팥빙수로 더위를 식힌 뒤 숙소인 통영리조트로 들어갔다. 하얀 광목에 풀을 매긴 이부자리가 고실고실해서 벌러덩 누워 휴식을 취했다. 저녁은 오징어 어묵볶음과 새콤한 무김치를 곁들인 충무김밥과 컵라면으로 소박하지만 별미를 즐겼다. 칠흑 같은 어둠에 잠긴 고요한 통영 바다와 함께 하루가 저물었다.
안개를 뚫고 들어간 아름다운 섬, 장사도
둘째 날 아침, 창밖은 안개가 집어삼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장사도로 들어가는 배가 뜰 수 있을지 걱정하며 남부유람선 선착장으로 향했다.
배 시간을 기다리며 인근 식당에서 향토 음식인 멍게비빔밥과 해물된장국을 주문했다. 멍게 특유의 알싸한 향과 혀끝에 남는 화한 맛, 그리고 시원하고 진한 해물된장국 국물이 입맛을 사로잡았다.
식사를 마칠 무렵 거짓말처럼 안개가 싹 걷히고 탑승 안내 방송이 나왔다. 유람선을 타고 들어간 장사도는 정성스레 가꾼 우거진 나무 사잇길과 은빛으로 반짝이는 바다가 어우러져 만족스러웠다. 2시간 동안 섬을 느긋하게 둘러보며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땀을 식히고 바다 내음을 마음껏 마셨다.
장사도를 나온 우리는 자연산 회가 기다리고 있는 거제 시내를 향해 차를 몰았다.
[거제 통영] 📋 [3편] 엄마와 세 딸의 여름 휴 : 거제 해물 먹거리·고성 공룡화석지·신선대· 엄마의 환한 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