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리산 슬기봉 등산코스 & 핵심 정보 요약
위치 : 경기도 군포시·안양시·안산시 경계 (슬기봉 높이 약 469m)
산행 코스 : 수리산 주차장 ➔ 산림욕장 입구 ➔ 수암 약수터 ➔ 수암봉 삼거리 ➔ 능선길(참나무&밤나무 숲) ➔ 위험지역 철책 옆길 ➔ 산기슭 옆구리 길 ➔ 군부대 도로 ➔ 가파른 데크계단 ➔ 슬기봉(전망데크&슬기쉼터) ➔ 군부대 도로 ➔ 병목안 데크 산책로 ➔ 산림욕장 주차장 ➔ 수암봉 삼거리 ➔ 주차장 (원점회귀)
소요 시간 / 난이도 : 약 3시간 ~ 3시간 30분 소요. 완만함과 가파른 데크오르막으로 중급 난이도
주요 볼거리 : 붉게 물들어가는 가을 벚나무 잎과 밤송이·도토리 풍경, 슬기봉 전망데크에서 바라보는 수암봉·태을봉·관악산 및 멀리 롯데타워 조망, 병목안 데크 산책로
산행 팁 : 철책 옆길을 지나 4갈래 길 구간에 이정표가 없으므로 길을 잃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며, 슬기봉 직전의 나무계단은 경사가 가파르므로 일정한 보폭을 유지하며 올라가는 것이 좋음
추석 명절 동안 가족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고 따뜻한 온정을 주고받던 시간이 지나갔다. 들떴던 마음이 가라앉고 일상으로 돌아오자, 느슨해진 몸과 마음을 다잡기 위해 다시 산으로 향했다.
몸만 가볍게 풀 요량으로 한낮에 집을 나섰다. 수리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자 서늘하고 맑은 산바람이 얼굴을 가볍게 스쳤다. 머리가 즉시 맑아지고 몸도 한결 가벼워지며 기운이 솟구쳤다. 선들선들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끌려 오늘은 수리산 슬기봉까지 올라보기로 했다.
수리산 산림욕장 방향으로 들어서 슬기봉으로 향하는 길을 잡았다. 지난 이른 봄에 고운 꽃을 피웠던 벚나무들은 벌써 나뭇잎을 반쯤 떨어뜨린 채 가을을 맞이하고 있었다. 갈색과 붉은색, 그리고 여전히 초록빛을 간직한 잎들이 섞여 세월의 순환을 보여주었다. 초록 사이로 은은하게 번져가는 가을빛을 바라보며 어느새 계절이 가을 깊숙이 들어섰음을 체감했다.
수암봉 삼거리를 지나 능선길에서 느낀 풍성함
숲속 흙길을 따라 수암 약수터와 지난봄부터 조성된 산림욕장 구간을 지나자 능선으로 연결되는 나무계단과 돌계단 길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수암계곡을 따라 오르는 이 구간은 가파르지만 그만큼 빠르게 능선에 올라설 수 있는 길이다.예전 같으면 팍팍해진 다리를 쉬어가느라 천천히 슬렁슬렁 걸었을 텐데, 이상하게도 오늘은 일정한 보폭을 유지하며 쉼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수암봉 삼거리까지 40분 남짓 걸렸으니 생각보다 훨씬 수월하고 빠르게 도착했다.
삼거리에서 수암봉을 등지고 슬기봉과 태을봉 방향으로 들어섰다.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부드러운 흙길 위로 눈부시게 푸른 가을 하늘이 펼쳐졌다. 능선에 뿌리내린 참나무들은 쏟아지는 햇살을 가려주려는 듯 서로 이마를 맞대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었다.
길가에는 알밤을 빼앗긴 가시 밤송이들이 빈 껍질을 드러낸 채 뒹굴고 있었고, 도토리들도 산길에 무수히 떨어져 있었다. 비어있는 밤껍질마저 넉넉해 보이는 풍경 속에서, 가을은 열매와 낙엽으로 산을 풍성하게 채워가고 있었다.
6.25의 아픔이 남은 철책길과 슬기봉으로 향하는 오르막
철책 옆길을 200m쯤 가다 나타난 갈림길에서 예전 기억을 더듬어 아랫길로 들어섰으나, 계속되는 내리막과 낯선 풍경에 다시 갈래길로 되짚어 올라왔다. 알고 보니 그곳은 네 갈래 길이었는데 정작 있어야 할 이정표가 없어 길을 착각했던 것이다.
올바른 길을 잡아 산기슭 옆구리를 타고 계속 걸었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좁은 길과 발아래가 절벽처럼 느껴지는 구간도 있었지만, 아슬아슬하기보다는 산의 품을 온전히 느끼게 해주는 정겨운 길이었다.
옆구리 길을 빠져나와 군부대 도로를 따라 100m쯤 오르니 드디어 슬기봉과 태을봉으로 향하는 좁은 오솔길이 나왔다. 이제 슬기봉까지 남은 거리는 350m. 그러나 남은 구간은 가파른 경사에 설치되어 발등성 높이만큼 단차가 높은 나무계단 오르막길이었다. 한 계단 오를 때마다 힘이 곱절로 드는 길이었지만, 서늘해진 날씨 덕분인지 헉헉대거나 쉬지도 않고 일정한 속도로 계단을 계속 올라 마침내 슬기봉에 도달했다.
슬기봉 전망데크의 조망과 병목안 산림욕장 하산길
전망데크에 서자 왼쪽으로는 걸어온 수암봉 능선이 길게 이어지고 오른쪽으로는 태을봉과 그 뒤로 웅장한 관악산이 또렷이 보였다. 날씨가 맑아 멀리 롯데타워까지 아스라이 시야에 들어왔다. 무성한 나뭇잎에 둘러싸인 쉼터 의자에 앉아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바라보는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은 그 자체로 커다란 휴식이 되어주었다.
하산은 왔던 길을 되돌아 나와 군부대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수리산 깊은 골짜기에 조성된 나무데크 산책로로 접어들었다. 안양 병목안 산림욕장 방향으로 연결되는 이 길은 능선길과는 전혀 다른 아늑하고 깊은 숲의 운치를 안겨주었다.
산림욕장 주차장에서 다시 왼쪽 수암봉 방향으로 산기슭을 20여 분 올려쳐 수암봉 삼거리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주차장까지 30여 분을 차분히 걸어 내려오며 오늘의 가을 산행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내딛는 한 걸음에 집중하며 얻은 깨달음
사람의 삶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목표를 세웠다면 과정이 다소 고되고 힘들더라도 망설임 없이 한 방향을 향해 성실히 걸어가 보는 것이다. 지금 바르게 가고 있는지는 결국 끝까지 걸어가 보아야 알 수 있는 법이다. 가을맞이 산행을 통해 가슴 깊이 새로운 생기를 채우고 돌아오며, 한 걸음씩 묵묵히 걷다 보면 결국 원하는 곳에 다다르게 된다는 소중한 진리를 다시금 마음속에 새겨본다.



